(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수의사단체와 동물약국단체가 '반려동물 자가진료' 문제를 두고 다시 충돌하고 있다. 양측은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며 서로를 비판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은 농림축산식품부가 확정 고시한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 개정안에 포함된 '자가진료 허용 범위 지침'. 반려동물의 피하주사를 자가진료 범위 내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이 같은 농식품부의 방침에 수의사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규탄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자 대한동물약국협회는 지난 29일 반대 성명을 냈다.

동물약국협회는 "수의사단체 의도대로 법령이 개정되면 보호자들의 투약행위가 제한돼 의도치 않은 범법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비용부담으로 예방접종이나 응급치료를 포기하는 보호자도 늘어나 동물복지도 퇴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람의 경우에도 인슐린, 성장호르몬, 발기부전 치료제 등과 같은 피하주사제조차 꼭 필요한 경우 약사의 복약지도를 받아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투약한다"며 "세계적 추세와 사회적 상식에 역행하는 수의사단체는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번엔 대한수의사회가 발끈했다.

대한수의사회는 30일 학술홍보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동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동물약국협회는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얕은 술수로 동물학대를 조장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보호 및 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면서 "보편적 가치인 동물보호와 생명존중을 위한 움직임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동물약국협회의 의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이어 "특히 인슐린, 성장호르몬, 발기부전 치료제 등 사람의 경우를 예로 들며 약사의 복약지도를 받아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투약하고 있다는 발언은 약사로서의 전문성마저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수의사 처방제도마저 극렬히 반대하여 약국 예외조항을 관철시킨 약사단체에서는 동물용의약품의 적정한 관리를 위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약사법의 예외조항 삭제를 먼저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