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반려동물 정책 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새 정부 반려동물 정책 어떻게'란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오니시 켄스케 피스윈즈재팬 대표가 '일본의 동물복지 선진사례',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가 '우리나라 동물복지 실태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피스윈즈재팬은 해외 분쟁지역과 자연재해지역 등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로, 히로시마에 본부를 두고 지역내 유기견 살처분 예방 등을 주도하고 있다.

오니시 켄스케 대표는 이날 살처분 직전의 유기견을 데려와 구조견으로 훈련시키는 '피스완코(강아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여기서 배출된 구조견들이 그동안 2014년 히로시마 산사태를 시작으로 네팔 지진, 대만 태풍 등 재난 현장에 투입되어 무너진 건물 속에서 실종자를 발견하는 등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이 프로젝트로 인해 일본내 유기동물 살처분 문제가 심각했던 히로시마의 경우 2011년 2341마리에 달하던 유기견 살처분 수가 지난해 0마리로 줄었다.

오니시 켄스케 대표는 일본 지자체에서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향 납세제도'도 설명했다. 고향 납세제는 시민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지역에 기부를 하면 세액이 공제되어 대부분 돌려받게 되며, 기부를 받은 지자체는 기부자에게 지역특산품으로 답례를 하는 제도다.

피스윈즈재팬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지난해 약 5억엔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았다.

오니시 켄스케 대표는 "일본에서 동물을 살처분하는 가스실을 아이러니하게 '드림박스'라고 하는데,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서 '사람이 죽이려던 유기견이 사람을 살린다'는 아리러니한 상황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많은 후원금이 모이게 됐다"면서 "시민단체는 우리만 옳다는 생각으로 일하면 어렵고, NGO간 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 등과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니시 켄스케 대표는 이어 "동물보호와 동물권 확대를 위해서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여러나라들과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전진경 카라 이사는 이날 반려동물 보호 향상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했다.

전 이사는 이미 발생된 학대 및 유기동물의 관리보다 발생을 억제하는 선대응적·법적·제도적·문화적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Δ번식장·경매장 규제를 위한 법 강화 및 집행 Δ평생 책임사육이 가능하도록 반려동물 문화 향상 및 교육 지원 방안 마련 Δ개식용 문제 해결을 위한 기반 마련 Δ고양이 TNR과 급식소 확대 운영 등을 꼽았다.

전 이사는 "동물학대의 경우 개별적 학대는 처벌의 실효성을 확보, 형량 강화, 사회적 감시망 확대 등을 통해 제어할 수 있지만 구조적 학대는 법과 제도, 규범의 강화와 정책 집행을 통해서 제어할 수 있다"면서 "새 정부는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제도 및 예산 지원, 법개정 등을 통해 정책을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의원은 "이제 반려동물은 어엿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시대인데 버려지거나 잃어버린 동물이 매년 증가하고, 동물보호센터는 감소하는 등 동물복지 정책이 후퇴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통해 2022년까지 유기동물 5만 마리 이하 감소와 동물의료협동조합 지원 등을 약속했는데 이런 공약들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장이 진행한 토론에는 최정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팀장,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박소연 케어 대표, 서지화 변호사, 허주형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이 참여해 반려동물 복지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